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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명작 필독선 읽기

[40대에 읽는 문학필독선] 데미안 >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안돼

피스토리우스는 이런 식으로 말했다.
"전에 자네는 음악이 도덕적이지 않기 때문에 좋다고 말한 적이 있지.
그건 어떻든 좋아.
하지만 자네 자신으로 볼 때 자네는 도덕가가 될 위험이 있어.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안 돼.

자연이 자기를 박쥐로 태어나게 해 주었다면 타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 거야.

이따금 자네는 자신이 좀 괴짜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걸어간다는데 대해서 자기 스스로를 책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해!

구름을 보는 거야! 그래서 예감이 떠오르고 영혼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면 지체 말고 그 예감과 영혼의 목소리가 명하는 대로 행동하는 거야.

그것이 꼭 선생이나 자네 아버지,
혹은 어딘가 있을 신의 의지에 맞는가,
마음에 드는가 하는 것을 물어볼 건 없어!

그런 짓을 하면 자신이 못쓰게 돼.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브락사스란 말이야.
이 신은 신인 동시에 악마이기도 해서 자신 속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세계를 둘 다 가지고 있어.
이 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네 생각이나 꿈 따위는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어.
이걸 잊지 말라고.
 그 대신 만일 자네가 털끝만큼도 나무랄 데 없는 일반적인 인간이 된다면 이 신한테 버림을 받게 되는 거야.
그리고 자네를 버린 아브락사스는 자신의 생각을 끓이기 위한 새 냄비를 또 어디선가 찾게 되겠지."

데미안- 헤르만 헤세 삼성출판사 166~167쪽
뜻 없는 충동이나 유혹이란 하나도 없어.

이봐, 싱클레어 언젠가 또 전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든가 아무리 생각해도 죄악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 것이 머리에 떠오르면, 잠깐 동안 '이것은 내 속에서 아브락사스가 공상하고 있는 것이다.'
하는 식으로 생각하는 거야.

하지만 자네가 죽이고 싶다는 인간은 정말은 그 아무개라는 특정 인물이 아니야.

아무개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다른 것의 가면에 지나지 않아.

어떤 인간을 증오한다는 것은 그 인간을 통하여 자기 자신 속에 숨어 있는 무엇인가를 증오하는 거야.

우리들 자신 속에 없는 것이 우리를 흥분시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니까."

피스토리우스가 나의 으뜸가는 비밀을 이처럼 깊이 꿰뚫어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헤르만 헤세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번뇌하는 부분들을 싱클레어를 통해 잘 그려내고 있다.

싱클레어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모두의 마음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자연이 자기를 박쥐로 태어나게 해 주었다면 타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 거야.

순응을 하란 말인가?

박쥐로서의 삶을 살아란 뜻인가?

개꿈 꾸지 마라?

생긴 데로 만족하고 살아라?

'자연이 자기를 박쥐로 태어나게 해 주었다면 타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 거야.'란 문장을 읽으니 나는 이런 질문들이 떠 올랐다.

그리고 나도 성장하면서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갈망을 하며 자랐던 때가 있었다.

모방을 할 수 있지만 나는 그 누구가 될 수 없다.

어느 무엇과 대체 불가한 것이 '나'구나.

그래서 타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구나.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걸어간다는데 대해서 자기 스스로를 책망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짓은 하지 말아야 해!

나는 어느 것과 대체 불가한 것이니 친구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늘 같은 길을 가고 싶어 한다.

박쥐가 타조처럼 걸어간다면 어떨까? 처음엔 전력을 다해 흉내를 낼 수 있으나 몇 미터 가지 못해 쓰러지고 말 것이다. 나 다움을 찾아가야 한다.

마음에 드는가 하는 것을 물어볼 건 없어!

인생길을 걸어가다 자주 묻곤 한다.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는 것일까?

부모님에게 친구에게 물어보고 따라 가봐도 답이 없다.

모르기 때문이다.

나의 예감과 생각대로 나의 길은 내가  만들어가야 한다.

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자네 생각이나 꿈 따위는 나무랄 데가 하나도 없어.

길을 가는데 넘어지고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실패란 길이 아닌 곳을 하나 발견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지도에도 없는 길을 하나 알게 되었으니 다른 선택의 기회가 생겼다.

그러니 좌절하거나 넘어져 그대로 있지 말고 일어나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라.

내 인생 지도는 내가 만드는 것이다.

누구도 대신해서 만들어 줄 수 없다.

그러하니 내가 부지런히 움직여야 나의 인생 지도를 완성할 수 있다.

 

자신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면 안 돼

자신을 비교하지 말고 나의 길을 만들어 가라고 응원하는 말로 들린다.

 

어떤 인간을 증오한다는 것은 그 인간을 통하여 자기 자신 속에 숨어 있는 무엇인가를 증오하는 거야.

내면에 상처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다.

데미안 후기

헤르만 헤세의 내면의 통찰력이 놀랍다. 

어떤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까?

내면의 깊은 관찰력이  잘 녹아 있는 책이라 추천하고 싶어졌다.

10대 후반에서 20대의 변화무쌍한 감정들을 잘 그려낸 이야기라 생각된다.

내가 10대에 데미안을 읽었더라면 지금처럼 감동이 남았을까?

의문점이 들었다.

10대에 읽었더라면 당시 감동은 남지 않았을 수 있지만 살면서 여러 괴로운 경험에 부딪칠 때마다 떠오르지 않을까? 란 생각을 가져본다.

나란 사람은 대체 불가한 존재이고 어느 누구와 같을 수 없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 다움을 찾아가라고 가치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쓴 글이라 생각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