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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팁

가을 땅속 보물찾기 고구마캐기 좋은 도구

결혼하여 처음 캐본 고구마를 매년 가을이면 20년째 캐고 있습니다.

제가 20년이나 고구마를 캘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어느듯 20년이 되었더라고요.

매일 먹는 밥처럼 고구마를 캐는 일도 저에게는 밥과 같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된듯 합니다.

그동안 무심코 하였던 일이었는데 처음의 계기와 숫자를 붙이니 의미가 크지는 것 같아요.

어머니께서 봄에 고구마 줄기를 하나씩 옮겨 심으 놓고 여름내 가꾸니 

푸릇한 잎사귀와 가느다란 줄기에서 이렇게 튼실하고 맛있는

고구마가 달리는 것이 신기하고 기특합니다.

고구마 캘때 제가 좋아하는 농기구는요


두발괭이와 넓적호미를 좋아해요.

저희 시어머니께서는 갸름하게 생긴 막호미를 좋아하시는데

저는 넓적호미가 많은 흙을 끌어 낼 수 있어서 넓적 호미를 좋아한답니다.

이번에 어머니와 함께 일하며 느낀건데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농기구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농기구 사용에도 취향이 있겠구나'라고 생각 했답니다.

 

두발 괭이는 구부러진 포크처럼 생겼는데요,

약초를 캘때도 많이 사용해서 약초괭이라고도 불리더라고요.

약초괭이는 곡괭이처럼 생긴것만 약초 괭이라고 생각했는데 

저는 두발괭이를 처음 봤을때 참 재밌게 생겼고 사용하기에 편리하여 신기 했어요.

땅이 단단하고 척박한 곳은 일반 호미나 괭이로 땅을 파려면

힘도 많이 들고 효율적이지 못한데요

뽀족하게 생긴 두발괭이를 이용하면 포크를 사용하듯

쉽게 단단한 흙을 콕콕 파낼 수 있어서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구에요.

 

저는 일을 힘들게 하는것을 아주 싫어하는 사람으로서

작은 일을 하나 하는데도 연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처음 두발괭이를 사가지고 덜렁덜렁 들고 고구마를 캐려고

고구마 밭에 들어오니

어머니께서

"고구마 섣낱 캐는데 별 연장을 다 산다"

라시며 핀잔을 주셨는데요. 

 

 

어느날 부터는 두발괭이가 내것이 아니라 어머니 것이 되었더라고요.

저보다 더 많이 애용하고 계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아마도 어머니께서는 어려운 시절을 살아오시느라

근검절약이 무의식에 배어 있어서 그런것 같아요.

그리고 옛날에는 작은 농기구 하나도 귀하고 비쌌다고 해요

지금은 중국산 저렴한 농기구들이 수두룩하니 풍족하게 많은데

커피 한잔 가격으로 작은 호미는 두 자루나 살 만큼 가격이 저렴한 것들이 많아요.

그리고 가격대비 효율도 좋구요.

저는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 세대라 농기구를 사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아마도 어머니께서는 젊어서 부터 어렵게 살아온 생각이

뿌리 깊게 있어서 농기구는 비싼것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것이라 여기신건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이렇게 어머니를 나 편한데로 이해하니

어머니의 핀잔같은 잔소리도 듣기가 편해집니다.

고구마가 땅속 깊이 묻혀 있어 고구마 캐려고 흙을 파내다 그만 고구마만 두발괭이로 콕콕 찍어 버렸답니다.
아이쿠~~ >.<

봄에는 마늘을 캘때 잘 애용하고요. 가을이면 고구마를 캘 때 편한 도구에요.

두발괭이는 뿌리가 깊이 있는 약초와 같은 작물을 캘때 작물 주변의 흙부터 넓게 깊이 흙을 파내기 좋은 농기구 입니다.


초록초록 싱싱한 고구마 줄기에요.
고구마를 캐려면 먼저 낫으로 고구마 줄기를 쓱쓱 베어 줄기를 걷어내어야 해요.

푸르른 긴줄기 넝쿨을 걷어내고 나면 땅과 연결된 원 줄기가 남아 있죠.


이 원 줄기 주변부터 땅을 파서 원줄기가 가까이 있는 쪽으로 좁혀가며 호미로 손으로 흙을 파내다 보면 땅속이 묻힌 고구마의 자태를 볼 수 있어요.

줄기의 먼부분부터 땅을 쪼아 흙을 파내며 고구마를 캐는데요.
고구마가 줄기 식물이라 줄기가 멀리 뻗어 있다 자라게 되면 가끔 생각지 않게 고구마를 콕콕 두발괭이로 찍을 때면 저 스스로 깜짝 깜짝 놀란답니다.


튼실하니 예쁘게 생긴 고구마네요.

고구마를 한참 캐다 보면 땅속 보물찾기 마냥 재미 납니다.

고구마가 다치지 않게 먼 곳에서부터 흙을 파내며 조심스럽게 고구마가 있는 곳을 찾다 고구마 덩어리가 보이게 되면 힘든건 잊게되고 고구마를 찾은 기분이 참 재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