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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팁

미워했던 된장을 멸치다시마 육수로 구수하고 맛 깊은 된장찌개 끓여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고 값싼 음식이 된장찌개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저는 주부 경력 20년 차로 된장을 끓이면서 알게 된 점은 된장은 값싸고 쉬운 음식이 절대 아니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된장찌개를 맛있게 맛을 내려면 맛있는 육수가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1년을 잘 숙성시킨 된장이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깨끗하고 건강한 좋은 콩을 정성껏 삶고 찧어 메주 모양을 만들어 겨우 내 발효를 시켜 정월달부터 장을 담게 되는데요.

소금물을 만들어 깨끗하게 걸러내고 잘 발효된 메주도 손질하여 잡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위생에 신경 쓰며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키는 이 노고와 시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쉽게 된장은 저렴한 것, 냄새나는 비호감, 투박한 것 이렇게 가치를 절하하는 느낌의 말들을 많이들 하는데 가족을 위해 음식을 하면서 우리네 김장과 된장 여러 장문 화가 굉장한 가치가 있는 것인데 이것을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건 아마도 너무 친숙해서 가치를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여성 노동가치가 저평가 된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옛 어머니들은 배우지 못하고 부엌데기로 노예처럼 많은 수고와 노력으로 많은 집안일을 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낸 것이다.라고 생각되어요.

저는 신혼 때부터 지금까지 남편에게 들었던 이야기 중에 가장 서운하게 와닿는 말이 있는데요.

"된장이 왜 이래", "우리 엄마는 이런 맛이 아닌데"라며 툭 던지며 하는 말입니다.

살림이 서툰 새댁에게는 간단한 된장찌개를 끓이기 위해 적어도 부엌에서 30분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애썼는데 '수고했다'는 말은 없고 쉰소리를 들으면 어찌나 화가 나던지요.

이런 말에 된장이 미워지기도 하고 "그러면 네 엄마한테 가서 된장 먹어 난 네 엄마가 아닌데 뭘 바래" 또는 "그렇게 자신 있으면 네가 끓여먹어"라고 톡 쏘아 부치며 말하기도 했어요.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그 말이 상처가 되고 속상한지 몰라요.

나도 좋아하는 맛을 흉내 내고 싶은데 안되는 걸 어쩌라고요.

경험 없는 새댁이 하면 얼마나 잘하겠어요.

반대로 신입사원인 남편에게 월급날마다 "월금이 왜 이래"라고 말하면 기분 좋겠냐고요.

그런데 우리 사회는 무심코 이런 유형의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서 내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상처를 받은 사람도 정작 화는 나는데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모르고 살아가요.

또 설령 알게 되더라도 별것도 아닌 걸로 문제 삼는다는 얘기를 듣게 되죠. 그러면 내가 옹졸한 사람인가? 라며 또 나를 자책하게 됩니다.

이렇게 처음 시작은 작은 것 하나가 둘이 되고 쌓여 곪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기분으로 된장찌개를 끓이면 맛이 있겠냐고요.

결과는 뻔한 것이죠.~ㅎㅎ
신기하게도 어머니께서 주신 된장을 사용하고 어머니께서 알려주신 방법을 사용하여 끓였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매번 다른 맛이 나와요.

참 신기할 따름이에요. 어른들이 말하는 그 손맛이 있기는 있나 봅니다.

어쩌다 우연히 비슷한 맛이 되면 그제야 "된장 잘 끓였네"라고 말할 때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왜냐고요.

저는 남편이 좋아하는 어머니께서 끓이시는 된장찌개는 보통 대중들이 말하는 강된장인데요.

저희 시집에서는 강된장을 된장찌개로 표현하시더라고요.

강된장을 좋아하는 문화의 사람과 강된장을 좋아하지 않는 저로서는 그 맛을 흉내 내기가 참 쉽지 않았어요.

음식은 자신이 좋아해야 맛있는 맛을 낸다는 사실을 음식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되었어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그 맛을 내려고 노력해도 잘 안되는데 좋아하는 음식은 계량 없이 대충 만들어도 맛있는 조합의 맛이 나니까요.

아마도 긍정의 시너지가 좋은 결과를 낳게 하는 것 같아요.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즐겁고 행복해야 맛있는 음식이 되는 것 같아요.

가끔 아프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요리를 하게 되면 평소에 잘 만들던 음식도 못 먹을 맛없는 음식이 되더라고요.

몸이 아프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억지로 의무감에 음식을 하려고 애쓰며 나의 체력을 소모하기보다는 그냥 쉬어주고 그런 날은 적당한 간편식으로 요기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돼요.

2021년 대한민국에 배달문화가 잘 발달되고 즉석식품들이 즐비한 시대에 살고 살고 있다면 편리한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되어요.

된장찌개 하나만으로 이렇게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찌 보면 사소한 것임에도 갈등이 되네요.

저는 한동안 된장을 싫어했던 적이 있었어요.
앞에서 말했던 사소하게 했던 말들을 매번 된장찌개 끓일 때마다 듣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시어머니께서 1년의 수고로 만든 정성 가득한 된장을 만나는 것이 그다지 반갑지 않았어요.

나는 된장을 맛없게 끓이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니까 냉장고 한편에 자리한 된장을 보면 '저 된장 언제 처리하지' 바라만 봐도 짜증이 나던 때가 있었어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던 맛의 야채와 두부를 듬뿍 넣어 끓이는 된장도 어느 날부터는 맛이 없게 변해버렸던 때가 있었어요.

이상하게 그전에는 남은 국물까지 숟가락으로 먹었다면 기분 나쁜 마음으로 끓이는 된장찌개는 어떤 조미료와 좋은 재료를 넣어도 맛이 나지 않았고 된장찌개를 먹는 것이 즐겁지 않았었어요.

시간과 정성을 분명히 들였음에도 반 이상의 된장찌개를 못 먹고 버리게 되었어요.
마음먹기에 따라 이렇게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 참 신기했답니다.

'된장이 맛이 없어서 내가 맛없게 끓이나?'라는 생각을 어느 날 하게 되어 한 해는 직접 된장을 담가보았어요.

직접 소금물을 만들고 알메주를 씻어 소독한 용기에 담가 '맛있어져라' 즐겁게 주문을 외며 스스로 장을 만들다니라는 생각에 뿌듯해하며 된장을 담가봤어요.

그리고 그 된장으로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맛을 생각하며 즐겁게 끓였더니 웬걸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에 바로 시어머니께서 주신 된장으로 또 끓여보았어요.

역시 맛있는거에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된장찌개에 감자, 양파, 두부 표고버섯 넣고 오랜만에 끓였는데 너무 맛있어" 말하며 아이들에게 권했더니 아이들도 남편도 모두 잘 먹는 것이었어요.

나를 신뢰하고 믿음을 가지고 하는 즐겁게 희망을 품은 요리는 맛 이난 다는걸 새삼 깨달았어요.

그리고 요리뿐만이 아니라 인생도 즐겁고 행복함을 가득 안고 믿음으로 살아가야 결과도 좋은 건 같아요.

허황된 믿음은 자칫 위험하지만 너무 나를 깎아내리는 건 하지 않아 아야 겠어요.

된장의 이미지처럼 말이죠.
된장녀 메주 같은 얼굴 이런 말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된장의 진가를 모두가 아는 날이 오기를 바라 봅니다.

멸치 한 줌 다시마 대충 저 정도 넣어 육수를 끓여줍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계량이 없어도 대충 맛이 난답니다.~ㅎㅎ

한국음식의 좋은 점은 정확한 레시피가 아니더라도 각각의 고유의 맛있는 맛이 난다는 것이 장점인데요.

재료를 많이 넣지 않고 된장을 많이 넣어 끓인 강된장은 강된장 다운 깊은 맛이 있고 야채를 많이 넣고 끓인 된장국은 그대로의 맛있는 맛이 있어요.

어떤 형태로 끓여도 그다지 실패가 없는 음식 한국의 음식이 그동안 정확히 계량되지 않은 채 음식의 명맥을 이어온 것은 이런 이유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된장찌개의 비법은 즐겁게 맛있는 맛을 상상하며 끓이면 된다는 거예요. 즐겁게 만드는 음식은 많은 재료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조미료가 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저의 된장찌개 끓이는 방법 시작해볼게요.

보글보글 5분 정도 끓으면 불을 끄고 멸치와 다시마를 건져내어 줍니다.

육수가 담긴 냄비를 중불에 올려두고, 감자, 양파를 좋아하는 크기로 썰어서 넣어 줍니다.

저는 엄지손톱 정도의 크기가 좋아서 이렇게 썰어서 넣어주었어요.

두부도 썰어서 넣어주고 마른 표고버섯은 기둥은 떼어 놓고 갓을 손으로 뚝뚝 잘라 넣어 줍니다.

냉동고추가 있어서 고추도 넣어 주었어요.

된장을 한 숟가락씩 넣어가며 간을 맞춥니다. 처음 먹을 때 살짝 심심해야 끓어서 조금 졸여지면 간이 알맞게 맞아요.

간이 싱거우면 뒤에 된장을 더 넣으면 되는데 너무 많이 넣어 짜게 되어 물을 붓게 되면 맛이 없어져요.

약간의 물 첨가는 괜찮지만 양이 많아지면 곤란해요 모든 요리는 첫물에 간을 맞추어 요리를 완성하는 게 포인트입니다.

뽀글뽀글 끓어서 감자가 익으면 완성입니다.

된장찌개는 너무 오래 끓이면 텁텁해지는 것 같아요.

저는 감자가 익어서 된장의 간이 스며들 정도로 끓여주면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된장찌개가 끓기 시작해서 중불에서 5분 정도가 저는 적당한 것 같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맛이 정말 없다면 설탕을 반 스푼 정도 넣거나 사용하시는 감미료인 다시다, 연두 등을 조금 넣어 주면 감칠맛 도는 맛이 납니다.

나를 미워하게 되니 애꿎은 된장도 미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를 사랑하고 고유의 특성을 인정하다 보면 다시 즐거움을 찾아가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가 다시 된장을 좋아하게 된 것처럼요.......